멸망이 다가온다면 개인으로서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인 방공호를 지어 그 안에 틀어박혀야 할까. 한 줌의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해야 할까. 아니면, 얌전히 앉아 끝을 기다려야 할까. 글쎄, 나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중간 과정들이 아니었다. 처음 멸망에 대한 소식을 듣고, 죽어가며 별을 세고 있는 지금까지도 내...
※ 로드 오브 히어로즈 2차 창작입니다. ※ 개인적인 해석이 수도 없이 가미되었습니다. ※ 노말 엔딩 이후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스포일러의 위험이 있으신 분은 읽지 마세요. 날카로운 섬광이 짓쳐들어왔다. 황제의 검은 힘없이 들려있는 나의 검을 부수고, 폐부에 깊숙히 박혔다. 비릿한 혈향과 함께 입 안으로 핏물이 차올랐다. 황제는 차가운, 그보다는...
친애하는 당신에게. 저번 편지를 잘 받았다니 다행이다. 덕분에 이렇게 당신에게 안심하고 또다시 편지를 보낼 수 있었어. 편지지에 사각거리며 글자를 하나하나 써 내려가는 것도 나름 색다른 기분이 들어서 좋은 것 같아. 저번에 편지를 보낸 뒤로 벌써 보름이 넘게 지났어. 그때만 해도 밤기운이 쌀쌀했는데, 요새 길거리에 개나리가 하나, 둘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
친애하는 당신에게 당신이 이 편지를 받았다면 내가 편지 봉투에 당신의 주소를 올바르게 적어 넣었다는 것이겠지. 당신이 우체통으로 날아든 이 편지를 뜯으며 의아해 할 모습을 생각하니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왜 새삼스럽게 편지냐고 나지막이 반문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세월이 지나고 세상이 발전해도, 편지라는 건 이상하고 오묘한, 감정과 생각을 담는 것 같아...
봄은 항상 지기를 싫어했다. 아주 어려서부터, 그 점만은 변하지 않았다. 봄에게 있어서 진다는 것은 영원히 남는 낙인이었다. 봄은 패배의 기억이 머릿속에 작은 들풀 나듯 자라나 영영 자신을 괴롭힌다고 했다. 진 일을 잊지 않았다. 봄이 어려서 학교에 다닐 때는 비가 내리는 것보다 봄이 우는 날이 더 잦았다. 하루는 시험을 망쳐서 울었고, 또 하루는 달리기에...
별이 보고싶어 하늘을 보았지만 까만 밤만 가득했다 오늘의 이야기는 별이 듣지 못하는 아득한 허공으로 나무 밑에 주저앉아 그리움을 노래하니 침묵만 가라앉았다 별이 보고싶어 또 하늘을 보았지만 까만 밤 하늘만
별아, 내 노래를 들어주어 검은 하늘에서 너를 찾은 후로 하늘의 별은 너 하나였고 너로 하늘은 가득 찼었다. 별아, 내 노래를 들어주어 유성이 되어 네가 내린 후로 너로 가득한 하늘에는 너만 없고 그래서 하늘은 텅 비어 있었다. 별아, 내 노래를 들어주어 숨죽여 홀로 부르는 별아, 노래를 들어주어
언저리에 머무는 별이 제 빛을 찾아 돌 때 든든히 있어줄 하늘은 어디로 돌아가는 하늘과 아지랑이 피는 호수는 와해된 별빛을 적신다 언저리에 머무는 별이 제 하늘을 찾아 돌 때 든든히 있어줄 빛은 어디로 기약없는 기다림과 다시 올지 모르는 순간은 여름의 별빛을 추억한다
밤하늘 가득 채우던 별이 부서져 하이얀 구멍 하늘에 수놓고 쏟아지는 잔해들은 바다를 물들였다 눈물이 말라버린 아이는 바다를 표류하며 별의 잔해를 녹여 눈물을 빚었다
매연을 뿜어내는 회색빛 도시 깊고 깊은 곳. 기계 소음으로 가득찬 공장을 지나고, 알싸한 약품 냄새로 가득찬 약품실을 지나면 거리 한 켠에 조그마하게 마련된 과학자의 연구실이 있었습니다. 과학자는 그리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그를 찾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이 주는 일거리를 해결하면 겨우겨우 먹고 살만은 했습니다. 과학자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잎새가 다 진 나뭇가지는 마치 거미줄 같이 얽혀서 투명한 보름달을 잠시 가지 위에 묶어두고는 했다. 가지 사이로 반짝거리는 달은 가득 찬 듯 텅 비어 있어서 나는 달빛 사이로 추억도 그리움도 사랑도 넣어두고는 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가가 나무를 슬며시 흔들어 보았으나 보름달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가지를 떠나 유유히 하늘에 떠있었다. 달은 별이 가득...
별이 그리운 밤이면 당찬 아이는 달그림자를 틈타 언덕을 올랐다. 신발 한 짝씩 두 손에 나눠 들고 살금살금 올랐다. 을씨년스러운 밤의 소리가 울렸지만, 그래서 아이는 외롭지 않았다. 기대로 가득찬 아이는 언덕 높은 곳에 서서 다시금 별이 내리기를 기도했지만 여전히 캄캄한 밤하늘에는 구름만 비쳤다. 요사이 아이는 조금 쓸쓸했지만 그래도, 아이는 별을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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